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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4

소유와 권리에 관한 해석, <콘크리트 유토피아 Concrete Utopia>(2023)

한국의 현주소를 은유하는 는 거주의 불안정이 야기하는 비윤리적 행태를 조명한다. 재난 발생 이후는 모든 현대 사회의 계급은 사라지고 무리 지어 생활하는 문명 이전의 시대를 연상시키나, 이내 소유는 곧 권력이 되면서 대표자와 계급의 발생으로 진화되는 인간사회를 보여주는 듯하다. 현대 인간사회는 자본이 곧 권력이 된다. 영화 첫 장면의 아파트 건축 공사 푸티지는 하나의 땅에 한 명의 소유자가 있었던 주택 생활에서 하나의 땅에 여러 명의 거주자가 생기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아파트의 자본주의적 성격을 강조한다. 아파트는 각자에게 다른 의미를 가진다. 가령, 명화(박보영)와 민성(박서준)에게는 따뜻한 가정을 꾸릴 수 있는 곳이라면, 영탁이라 속인 모세범(이병헌)에게는 가정 분열의 원인이 되었다. '모범'적인 삶을..

구원은 어디서 오는가 <밀양 Secret Sunshine>(2007)

이창동 감독의 은 영화에 반복 등장하는 것처럼 '햇볕'이 드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유괴에 관한 것도, 반기독교주의적인 것도, 정신나간 캐릭터가 중심이 되는 것도 아닌, 한 인물의 상실과 구원이라는 측면에서 해석 가능하다. 이 영화는 아이 유괴 전과 후로 막을 구분할 수 있다. 어쩌면 앞의 내용은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다. 굳이 관객의 감정을 동요시킬 수 있는 클로즈업도 1부에서는 자제되고 있다. 남편을 잃고 밀양으로 흘러들어온 신애(전도연)는 '비밀의 볕'이라는 '밀양'의 속뜻을 알고 있다. 신애는 철저히 자신의 삶을 부정한다. 남편의 외도를 부정하거나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면서도 형편없는 실력을 인정하지 않는 신애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같다. 아들에게 돌변하는 모습도 그녀가 ..

어쩌면 가장 외로운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Nobody's Daughter Haewon>(2012)

은 여느 홍상수 감독 영화들 처럼 일기 형식이자 보이스오버 나레이션으로 주인공이 화면 밖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캐나다로 떠나는 엄마와 마지막으로 밥을 먹기 전, 해원(정채원)은 잠이 든다. 꿈 속에서 '제인 버킨'을 만나고 딸이 너무 예쁘다며 칭찬하는 해원. 해원은 꿈을 통해 떠나가는 엄마의 존재를 '제인 버킨'에게 투영하여 모성애를 실현시키고 있다. 두번째로 만나는 인물은 불륜 대상인 성준(이선균)이다. 출입금지된 '사직공원'을 남녀가 넘나들며 금기시되는 일을 저지르고 있음이 은유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한편, 해원은 친구들에게는 시기의 대상이고 성준에게는 숨겨야하는 존재다. 해원을 있는 그대로 보고 있는 사람은 극중에 등장하지 않는다. 이 점이 해원을 누구의 딸(소유)도 될 수 없는 존재..

어른이 되지 못한 아이 <몽상가들 The Dreamers>(2003)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의 은 프랑스 시네마테크 프랑세즈 사건과 68운동을 배경으로 순수함을 지닌 이사벨(에바 그린)과 테오(루이 가렐), 이성을 대표하는 매튜(마이클 피트)가 극을 이끌어나간다. 영화광인 그들은 극장에서 영화를 보며 순수한 열망을 채워나간다. 쌍둥이 이사벨과 테오는 매튜를 그들의 삶에 끌어 들여 보통과는 다른 관계 속에 자리잡는다. 베르톨루치 감독은 여기서의 선정성은 에로틱한 것이 아니라 순수 그 자체를 보여주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영화의 누드씬은 그렇게 선정적으로 비춰지지 않는다. 아직 부모님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아이들은 아파트에 갇혀서 자기들만의 세계에 빠져산다. 이들은 제목의 '몽상가'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둘은 나체로 같이 잠들거나 함께 씻는 등 상식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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