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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사랑에 대한 갈망 <토탈 이클립스 Total Eclipse>(1995)

cinephile 2021. 7. 6.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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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폴 베를렌느(데이빗 듈리스)와 랭보(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사적인 이야기가 담긴 <토탈 이클립스>에서는 육체적인 사랑과 정신적인 사랑이 끊임없이 충돌하는 두 인물을 그린다. 영화는 베를렌느가 젊은 천재 시인 랭보를 자신의 집에 초대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베를렌느와 랭보는 급속도로 친해지고, 이내 연인 사이가 된다. 랭보는 유부남인 베를렌느에게 결혼을 지속시키는 것은 사랑이 아닌 '이기심과 공포'라고 말하며 마틸다와의 결혼에 거부감을 보인다.

술집에서 나눈 그들의 대화 속에서 베를렌느는 마틸다를 육체적인 사랑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는 마틸다에 대한 감정이 영원히 지속되는 정신적인 사랑과는 달리, 곧 시들어 버릴 육체적인 사랑임을 인정한다. 그 말에 랭보는 코를 골며 지루한 듯한 행동을 보인다. 사랑의 의미를 육체적인 것에 한정시키는 베를렌느의 모습에 반감을 가진 듯한 랭보는 베를렌느의 손을 찌른다.

 

베를렌느는 랭보와 사회적인 시선에서 벗어나 함께 도망가지만, 그를 찾아 온 마틸다의 벌거벗은 몸을 보자 랭보를 뒤로 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베를렌느는 랭보에게 그가 아내를 (육체적으로)얼마나 사랑하는지 강조하지만 랭보는 그녀가 뭘 줄 수 있는지 알고 그것을 이용한 것 뿐이라며 베를렌느의 배신에 일침을 가한다.

이후, 터부시 되었던 동성애로 감옥에 가게 된 베를렌느는 출소 후에 다시 랭보를 만난다. 여전히 베를렌느를 사랑했던 랭보는 그를 만났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육체와 영혼 중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하지만 여전히 베를렌느는 육체라고 답했고 랭보는 그를 영원히 떠나게 된다.

 

 

 

시들어버리는 육체와는 달리 영원할 수 있는 정신적인 사랑을 갈구했던 랭보는 베를렌느가 자신을 정신적으로도 사랑해주길 바랐지만 결국 거부당하고 '영원'에 대한 의문을 품는다. 영화 중간에 바다와 태양을 향해 나아가는 그의 모습 역시 영원함에 대한 갈망으로 해석될 수 있다. 아프리카로 떠난 그는 태양과 바다가 만나는 곳을 영원함이라고 칭하며 베를렌느와의 사랑에서 발견하지 못한 영혼을 자연에서 찾게 된다.

바다에 태양이 가려지는 일몰 후의 밤은 태양이 달에 완전히 가려지는 일식의 어둠과 닮았다. 제목 <Total Eclipse(개기일식)>는 여기서 어둠, 즉 죽음이자 유한한 생(生)과는 다른 영원함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평생 지속적인 사랑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던 그는 결국 죽음을 통해 영혼의 고통으로부터 해방되었다.

 

 

그렇다면 베를렌느는 끝까지 랭보의 육체만을 원했던 것일까? 랭보가 죽은 후에도 그의 작품을 간직하고 그리워하는 베를렌느는 어리석었던 스스로의 모습을 자각힌다. 압생트를 마시며 자신의 손을 찔렀던 랭보가 마지막 장면에서 자신의 손에 칼 대신 입술을 맞댄 것은 혼자 남아 괴로워하며 뒤늦은 후회를 하는 베를렌느에 대한 일종의 용서의 행위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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