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6세대 감독을 대표하는 지아장커는 다큐멘터리와 극영화를 다수 연출하며 파괴되어가는 중국의 전통을 카메라로 담담히 포착한다. 5세대 감독이 중국에 새로운 이미지를 부여하고 세계화하려는 시도를 했다면, 6세대 감독들은 기존의 전통을 지키기위해 사라져가는 것들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노력한다.
다큐멘터리 <동>과 함께 '싼샤'에서 찍은 <스틸라이프>는 두 갈래로 나눠져있으며 각 인물들은 붕괴되어가는 도시 '싼샤'로 흘러 들어온다. 오프닝 시퀀스의 수평트래킹은 도시로 들어가는 인물을 전경에서 비추며 앞으로의 일들을 압축한다. 화면에 제시되는 '담배, 술, 차, 사탕'은 사라지지 않은 것, 남아있는 것으로 자리한다. 한산밍(한 산밍)이 숙소를 잡고 건네받는 것은 '담배'이며, 고향의 '술'을 선물로 가져온다. 동료에게 받은 '사탕'은 16년 전 헤어진 아내에게로 돌아간다. '차'는 셴홍(자오 타오)이 남편을 위해 싼샤에 두고 떠났지만, 2년 동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아장커가 넣어둔 장치에서 우리는 인물간의 유대를 읽을 수 있다.
전통 고수에 대한 지아장커의 입장은 전통옷을 입은 인물들의 장면이나, 새로 지어진 건물이 로켓처럼 발사되는 초현실적 장면으로 표현된다. 아내를 위해 탄광으로 떠나는 한산밍 뒤에는 위태롭게 줄타기를 하는 인물이 지나간다. 한산밍과 싼샤의 현상황을 지아장커는 초현실적 장면으로 대체하고 있다. 영화는 붕괴되는 도시를 끊임없이 비추고, 사라진 경관을 붙잡아보려 노력한다.
도시 개발은 경제적인 풍요롤 불러 일으키지만, 역사를 지워버리게 되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스틸라이프>는 인간에게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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