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뜨거운 사랑을 한 둘은 스탠드에 그려진 이과수 폭포를 직접 보기 위해 아르헨티나로 향한다. 하지만 둘은 이과수 폭포를 찾아 헤매던 중 헤어지게 되고, 영화는 이때부터 아휘(양조위)의 시점에서 그려진다. 둘은 서로를 사랑하는 만큼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현실적인 아휘는 항상 쾌활한 보영(장국영)이 좋다. 둘은 서로에게 끌리지만, 서로를 이해하지 못 한다.
아휘가 주인공인 시점에서는 아휘가 보영의 자유분방함을 감당하지 못 해서 헤어진걸로 보인다. 홍콩으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 열심히 돈을 버는 아휘는 목표지향적이며 현실적이다. 반면, 보영은 현재를 즐기고, 따분함이나 싸움은 외면하려고 한다. 보영은 아휘의 자상함이 좋지만, 그의 집착은 싫어한다. 밀어내려 할수록 다가오는 보영과 끊어낼 수 없는 아휘의 관계는 끝나지 않는다.
둘은 재회하는 순간부터 서로에게 바닥을 보였다. 보영이 만났던 외국인이 신경쓰이지만 아닌 척하는 아휘는 보영에게 마음을 주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보영과 지낼수록 아휘의 의심과 집착은 커져가고, 보영은 그가 자신을 다시 옥죄려하는 모습에 떠나고만다.
아휘는 보영의 천진난만함을 좋아했지만, 보영을 통제하려했다. 보영은 아휘의 상냥한 면이 좋았지만, 매번 문제를 회피했다. 어쩌면 둘은, 다른 사람과 그들이 나눴던 만큼의 사랑을 다시 할 수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둘이 다시 만나도 결과는 이미 정해져있다. 같은 아픔을 주고 헤어질 거라면 추억으로 묻어두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당신만큼 좋아할 사람은 없겠지만, 우리는 함께할 수 없다."고 인정하는 아휘.
마지막 장면에 흐르는 'Happy Together'의 가사만큼 아휘는 보영과 "함께" 하면 "행복"하지만, 역설적이게도 "함께" 해서는 "행복"할 수 없다. 서로에게 중독되는 애증의 관계에 아휘는 현실을 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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